[영화] 파라노말 액티비티 (Paranormal Activity, 2007)
집안엔 두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 때, 제일 무섭게 본 영화가 뭐냐고 물어보면 단연코 <블레어 윗치 프로젝트>라고 말하던 때가 있었다.
순진하게도 그 때엔 페이크 다큐멘타리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고 광고홍보에 속아 화면에 담긴 모든것이 진짜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미스테리하면서고 공포적인 내용의 영화가 만들어진 영화에 비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정말 긴장을 잔뜩하며 화면에 나오는 남녀가 무사하길 바랐다.
그것이 모두 진짜처럼 보이게 만든 영화의 일종이라는 것을 알고나서야 느꼈던 허무함이 지금도 기억난다.
그랬기에 <파라노말 액티비티>는 누구의 특별한 설명이 있던게 아니더라도 그와 같은 페이크 다큐라는 것을 이제는 당연하다는 듯이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다시 접하는 이런 장르의 영화는 반가움이 느껴지는 영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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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쿵쿵 소리가 나는 쪽으로 카메라를 들고 따라가는 미카에게 자기곁에서 멀어지지 말라며 겁을 잔뜩 먹고 있는 케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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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있는데 쿵! 소리와 함께 목소리가 들려온다. 편히 잠을 잘 수 있는 날은 이제 없는 것일까.
소리는 늘 멀리서 가까이로 들려온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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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일어나 미카에게 바로 곁에서 무언가의 숨결을 느꼈다며 공포에 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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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가 일어나서 오랜시간동안 꼼짝도 안한채 미카를 내려다보고 있다가 엉성한 걸음으로 밖을 나가지만 다음날 케이티는 자신이 그랬던 기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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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티와 미카는 사귄지 3년된 커플. 약혼을 했고 현재 함께 살고 있으며 곧 결혼을 할 예정인 상태다. 대학생인 케이티는 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이고 미카는 집에서 인터넷으로 주식투자를 하고 있다. 그런 미카가 어느날 카메라를 마련했다. 언젠가부터 집에서 이상한 기운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벽을 긁는듯한 소리, 쿵쿵 거리는 소리, 누구도 켜지 않았는데 틀어지는 수도꼭지 등과 같은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처음엔 무시했던 것들이 더이상 무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사실 케이티에겐 어릴적부터 미스테리한 경험을 겼었던 기억이 있다. 어릴적 동생과 함께 자고 있었는데 검은 그림자와 같은 형태를 보고 겁에 질렸던 것이랄지 방화나 전기합선등과 같은 아무런 증거가 나타나지 않았던 집에 갑자기 홀랑 불탔던 일과 같은 것이 그것들이었다. 케이티는 자신에게 계속 일어나는 일에 대해 전문가에게 상의를 해보고자 집으로 사이킥 한 명을 초대해 집을 소개시켜주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이킥은 집안에 좋지 않은 기운이 돌고 있고 죽은 인간의 정신이 아닌 악한 종류의 어떤 것이 케이티를 향하고 있고 그렇게 때문에 케이티가 어디를 가든 그것은 함께 일 것이며 그것만 남기고 집 밖으로 도망가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는 말을 해준다. 말하자면 케이티에게 악령이 붙어있다는 것이었는데 그런 케이티를 뭔진 모르지만 보이지 않는 그것이 나타나는 것을 포착하고 그것으로부터 자신의 여자친구를 지켜내겠다고 다짐하면서 미카는 방안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24시간 가동시키면서 화면을 모니터하고 음성을 체크하며 큰관심을 보이게 된다.
이렇게 '그것'으로부터 자심감을 보이는 미카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고 생각하며 좀 더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를 원하는 겁먹은 케이티의 날날들이 미카가 설치한 화면에 모조리 잡히게 된다. 그들이 자고 있는 동안 들리는 소리와 일어나는 현상에 대한 것. 그리고 결국 그들이 어떤 위험에 처하게 되고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도...
처음 시작은 홈무비를 찍는 다정한 커플같은 느낌이 난다. 여자는 남자가 산 커다란 카메라를 보며 그렇게 무식하게 큰 카메라는 도대체 얼마를 주고 산거야- 라며 묻는다거나 우리가 자는 동안에도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다 찍을거야- 라며 카메라를 설치하는 동안에도 그들에게 일어나는 어떤 일에 대해 아직은 크게 생각하는 느낌은 없다. 이들은 일상적이고 조용하며 평범하게 하루를 보내는 등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건 정말 홈무비예요-" 와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한 의도가 다분하지만 어느 영화에서도 본 적 없는 두 남녀가 나와서 너무 리얼하게 아니, 너무 태연하게 말하고 연인인것처럼 행동하는 모습은 저 사람들 진짜 약혼한 사이처럼 보인다는 생각을 들게한다. 두 사람의 연기가 평범하게 진짜같이 잘해서 아마도 내가 그랬듯이 페이크다큐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훨씬 긴장하며 두렵게 이 영화를 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여기에 이어 남녀의 차이라고 할까. 케이티는 사이킥이 추천해준 악령을 다루는 전문가에게 한시라도 도움을 요청하고 하루라도 빨리 이 일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 하지만 미카는 자신의 여자친구와 자신의 집은 자신이 지킨다는 생각 아래 카메라로 현장을 조사하고 무언가가 나타난 것 같으면 달려나가 누구야~! 라며 소리를 질러보며 대면을 요구한다. 케이티는 얼른 결론을 짓고 벗어나길 원하지만 남자는 그 과정을 자신이 해결하고 싶어한다. 그러면서 미카가 하는 것이 이 일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그러는 사이 더욱 그것의 행동이 과격해지고 있다고 말해도 미카는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마치 연인이 드라이브 중에 길을 잃었는데 여자는 주변에 아무한테나 물어봐서 얼른 길을 찾자고 말하고 남자는 자신이 알아서 한다며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자는 여자의 의견을 무시하면서 근거없는 자신감을 내세울 때의 모습과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케이티가 그렇게나 정색을 하며 싫어하는데도 미카는 계속 위자보드를 이용해 그것의 의도를 알아보자며 그것의 현상의 대한 호기심을 느끼고 뭔가 낌새가 있을 때엔 좀 더 뭔가 반응이 있기를 기대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사이킥이 위자보드 같은 것으로 그것을 불러들이면 상황이 더 위험하게 된다고 했던 말을 명심하는 케이티는 미카에게 화를 내기에 이른다. 많은 현상과 그럴듯한 그래픽으로 그것의 존재를 좀 더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보다는 두 남녀가 처한 상황과 그 안에서도 의견이 맞지 않아 옥신각신하는 모습들을 보이며 꾸준히 영화가 아니라 다큐라는 것을 명심하게 만드는 노력이 보인다. 하지만 일단 여자가 그렇게도 무서워하는데 호기심 채우려고 자꾸 하지 말라는 걸 꺼내드는 미카의 따귀를 한 대 정도 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일단 집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고 고정된 카메라화면이 많이 잡혀서 화면의 흔들림을 유도한다거나 그런 자질구레한 기교가 없다. 등장인물도 두 사람이 주이고 잠시 나오는 사이킥과 케이티의 친구, 그리고 마지막에 등장하는 경찰 두 명을 제외하면 영화는 케이티와 미카 두 사람으로 채워진 것이라 말할 수 있다. 밤에 침대에 들고 그들이 잠이 들면 쿵쿵 소리가 들리고 다음날 일어나서 화면 확인하고 하는 날들의 반복적인 상황이 조금은 당장 무슨 일이라도 얼른 일어났으면 하는 조바심을 부를 수도 있다. 악몽을 꾸면 소리를 지르며 벌떡 일어나는 케이티의 모습에서 약간의 부자연을 느끼기도 한다. 악몽을 꾼다고 해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것은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일어나는 일이지 실제 악몽을 꾼다고 해서 그런 행동을 취하는 일은 많지가 않다. 게다가 그렇게 두려운 일이 있는데도 그들은 잘 때 늘 방문을 활짝 열어두고 잔다. 두려움을 느끼고 긴장한 사람의 심리에서 나올 수 있는 행동일까- 가장 거슬렸던 것은 바닥에 밀가루를 뿌렸는데 그것의 발자국 흔적이 찍혀있었다는 것. 그것에게 발이 있고 그것의 발에 밀가루가 묻는다는 것이 좀 우스웠다. 게다가 케이티에게 붙어있는 악령인데 왜 야심한 밤이 되면 밖에서부터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며 안으로 들어오는 것일까. 그렇다면 그 악령은 낮에는 나가놀고 밤되면 들어온다는 것일까. 쿵쿵 내는 소리는 발자국 소리가 아니라 단지 공포감을 조성하고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일부러 내는 소리라고 생각했다가 발자국을 보고선 '악령이란 단순한 투명인간 같은 못된심보를 가진 녀석인건가' 라는 조소가 샜다. 발자국이 멈춘 곳 위에 천장으로 향하는 곳으로 미카를 유도하고 그 다락에 갑자기 놓여져있는 사진이라는 설정이 갑자기 대본티가 나는 부분이기도 했다. 이렇듯 <파라노말 액티비티>는 나에게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이 어울린 영화다. 일단 오랜만에 페이크다큐를 볼 수 있는 흥미를 가지게했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다. 안정감있는 화면이 좋았고 여자배우가 예쁘면서도 통통한 모습이 일반 몸매 가꾸는 여배우가 아니라 진짜 어디에나 있을 것 같은 여자같은 느낌도 좋았다.
이 영화는 결말이 여러개라고 한다. 그 결말이 어떤것이든 결국 케이티에게 그것이 오기 오래전 케이티와 같은 일을 당했던 다이앤이라는 여자가 완전히 귀신들려 엑소시즘을 행하게 되었다는 자료와는 다르게 케이티는 조용하고도 힘없이 그것에게 이끌리는 결말을 맺게 된다. 결말의 모습변화는 약간 급작스러운 구석이 있긴 하지만 그래서 더 비극스러움을 느낄 수 있기도 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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