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가 서비스로 가족들의 경제적 심리적 부담감 줄어
장기요양의 현장을 가다.
재가 서비스로 가족들의
경제적 심리적 부담감 줄어
글 + 조서윤 자유기고가
사진 + 이승무 사진작가 ssazzine@yahoo.co.kr
올해 7월부터 전국적으로 노인장기요양보험 급여가 시작된다. 3년 전부터 시범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는 수원서부지사에서는 다방면 홍보의 결과인지 입소문을 타고 노인장기요양보험 급여에 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는데, 재가급여 혜택으로 심적 경제적인 부담감을 덜었다는 오 할아버지(72)의 가족을 찾아가 직접 얘기를 들어보자.
수원에 사는 오 할아버지는 자기의 의지대로 몸을 조정할 수가 없는 증상인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 그나마 조금씩 거동을 할 수 있었을 때는 수원지사에서 대여해준 전동휠체어를 타고 문밖을 나설 수 있었지만 2년 전 가을부터는 아예 병상에 누워 혼자서는 앉지도 못할 만큼 병이 악화되었다.
자식들은 다 결혼해 분가한 터라 그 병수발은 고스란히 아내인 김 할머니(72)의 몫이 되었다. 게다가 넉넉하지 않은 살림살이에 그나마 생활비에 보탬이 되던 일마저 할아버지의 병수발 때문에 일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어르신의 등급에 맞는 방문요양과 기타재가급여(복지용구) 지원
“시범사업을 하면서 장기요양인정신청에 대한 홍보는 다방면으로 하고 있었지만, 매체를 잘 접하지 않던 어르신에 대한 사항이라 건강보험에서 보유하고 있는 질환자를 대상으로 1대1 홍보에 나섰고, 때로는 직원의 사회공헌활동, 급여업무등 일상의 업무과정에서 파악된 어르신에게는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직접적인 안내까지 하게 되었죠.”시범사업 초기부장기요양업무를 맡고 있던 한 과장은 이미 4등급으로 판정받아 전동휠체어 대여만 받고 있던 어르신을 알고 있었고, 상태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는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다.
한 과장은 다시 오 할아버지 댁을 방문하여 할아버지의 건강상태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조사하게 되었고 등급판정위원회의 회의에서는 중증2등급 판정을 하였다. 오 할아버지는 구입비가 90만원인 전동 침대를 2007년 1월부터 5월까지 월 7만5천 원의 비용으로 쓸 수 있게 되었고, 요양급여팀에서는 매번 전화와 방문을 통해 어르신의 상태를 수시로 살폈다. 그러던 중‘타인의 도움 없이는 전혀 생활을 못 할 만
큼’병이 악화되었고 등급판정위원회에서는‘6개월 이상의 기간 동안 일상생활을 혼자서 하기 어렵다고 판단’ 해 최중 증 1등급의 판정을 내렸다. 어르신의 상태에 맞게 기타재가 급여(복지용구대여) 품목인 수동 침대와 욕창방지 매트리스를 각각 월 8만6천원과 3만원의 본인부담으로 쓸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매달 2번씩 간호사가 방문해 지속적으로 어르신의 건강상태를 살피고 있다.

가족들의 보호만이 최선은 아니다.
하지만 재가급여 중에서 무엇보다 김 할머니의 시름을 가장 많이 덜어주게 한 것은 바로 요양보호사의 방문이라고 한다. 오 할아버지의 수발을 들어주고 있는 요양보호사 이동선 씨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할아버지가 일상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도와준다.
하지만 처음부터 김 할머니가 요양보호사의 수발을 달가워한 것만은 아니었다.
“그래도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할아버지 수발은 내가 들어줘야지. 어떻게 남에게 맡기겠어요.” 라며 김 할머니는 남의 손길을 부담스러워 했다.
거도 그럴 것이 아직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가 아픈 가족을 남에게 맡긴다는 게 자신의 소임을 다하지 못하는 인륜에 벗어난 행동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동춘 과장은 몇 번이고 할머니를 설득했고 결국엔 요양보호사의 방문보호 혜택을 받게 되었다.
“예전엔 하루 종일 할아버지 병수발 하느라 문밖에도 제대로 나갈 수가 없었어요. 몸도 힘들지만 얼마나 가슴이 답답하던지. 지금은 나가서 사람들이랑 이런저런 말을 하니까 스트레스도 풀리더라구요.”
김 할머니는 북받치는 눈물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쏟아내고 말았지만“지금은 요양보호사 덕에 내가 얼마나 편해졌는지 몰라요.”라며 이내 환한 미소를 띄워보였다.
요양보호사가 오는 오전시간에 잠시 할 수 있는 일거리를 찾게 되었고 적은 돈이나마 생활비를 보태게 돼 그동안 딸이 준 용돈에만 의존했던 할머니는 경제적인 부담감도 줄어들게 되었다. 또한 일터는 할머니가 잠시나마 집에서 벗어날 수 있는 마음의 탈출구가 되어주었던 것이다.

요양보호사의 전문적인 수발 지원
오 할아버지의 노인수발을 맞고 있는 이동선 요양보호사는 방문 즉시 할아버지의 몸 상태부터 살피고 양치와 세수를 돕는다. 옷을 갈아입혀드리고 할아버지 상태에 맞는 식사도 손수 준비해 먹는 것까지 도와드린다. 그런 후 손과 다리 마사지를 해드리고 등에 욕창이 생기지 않도록 누워있는 체위를 계속 바꿔주기도 한다.
요양보호사는 노인장기요양급여 대상자의 신체활동과 가사 활동을 돕는 전문 보호사로 환자의 목욕, 배설, 화장실이용, 옷 갈아입히기, 머리감기, 취사, 생필품구매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동선 요양보호사는 이미 노인전문요양병원에서 보호사를 하던 경력이 있을 뿐 아니라 공단에서 실시하는 20시간의 교육을 이수한 전문인력이다. 요양보호사교육은 이론보다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실습위주의 교육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환자가 필요로 하는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간혹 가사도우미와 혼동해 집안일까지 거들어 주길 바라는 분들이 있어서 곤란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하루빨리 요양보호사의 역할에 대한 인식도 알려야 할 부분이다.
경제적 심적 부담감 줄여주는 재가급여가 효자
요양보호사가 한 가정에 할애하는 시간은 4시간 정도지만 그 덕에 김봉순 할머지는 오전에 잠시 일터에도 나가게 되었다. 이렇게 노인장기요양보험은 노인수발을 받는 어르신은 물론 그 가족들의 시름까지 한숨 돌리게 하고 있어서 그 신청자들이 매달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한해 수원서부지사에서 받은 신청접수는 총 38,600여 건. 그 중 1,300여 명이 노인요양급여 혜택자로 선정이 되었다. 일단 급여지원대상자로 선정되면 요양급여팀에서 매달 방문이나 전화를 통해 불편함이 없는지 의견을 듣고 개선점을 찾는다.
김봉순 할머니는“한 과장님이 매번 전화해서 할아버지 건강은 어떤지 뭐가 필요한지 물어보는데, 이젠 더 이상 바랄 게 없어요. 그러니 이 보험제도가 효자가 아니고 뭐겠어요.”
수원서부지사 노인장기요양지원센터 윤정의 차장은 “할머니가 처음 뵀을 때보다 표정도 많이 밝아지셨어요. 이렇게 가정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하니까 개선할 점은 개선해서 앞으로 모든 국민들이 더 좋은 보험혜택을 누렸으면 합니다.”
점차 고령화되어가는 우리사회에서 노인수발로 인해 겪는 가정들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서 하루빨리 노인요양급여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웹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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