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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냥저냥 볼만한 연결권. 라노벨이 아니다보니 각권리뷰에 큰 의미는 없고... 3권의 서점주인과 천우진이 나눈 이야기를 생각해보면 괜히 비평같은 거 해서 욕먹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는다. 아래 이야기는 단순감상으로 봐주길.
2.
4권은 잠시 템포를 늦춘 느낌이다. 내 입장에서는 조금 심심한 느낌이 강했다. 십전제는 천우진 개인의 카리스마에 크게 의존하는 작품이라고 여기는데 그의 활약이 거의 없었으니까. 섬호 이야기는 별로 궁금하지 않은데다 흔한 가족드라마였다.
핵심요소는 '살수의 방식으로 생각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 섬호의 모습이니 그쪽에 좀 더 비장미를 실어서 묘사했으면 어땠을까. 아니 애초에 없어도 별 차이 없지 않았을까. 개인적 취향이란 걸 분명히 밝혀두고 하는 이야기지만, 내가 볼 때 4권에서 섬호 이야기가 쏙 빠져도 아쉬울 건 없을 것 같다.
주변인물의 이야기를 삽입하는 것은 여러 목적이 있을 수 있다. 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들거나, 중심줄기에서 잠시 벗어나 한숨 돌리거나, 하나의 사건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거나, 이후 그 캐릭을 크게 써먹기 위해 기반을 마련해두거나... 그런데 내가 보기엔 섬호 이야기는 어느 것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딱히 지금 나와야 할 이유를 못느끼겠다.
없어야 한다거나 쓸데없는 내용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내가 볼 때, 현 시점에서 섬호 이야기가 그렇게 분량을 차지한다는 건 쭉 이어지던 긴장감을 끊어먹는 느낌이라는 것 뿐.
3.
다른 아쉬운 점이라면 섬세함이 조금 부족하다는 것. 힘과 카리스마를 앞세운 작품에서 종종 보이는 모습인데, 시원시원한 전개를 위해서 세세한 부분은 희생시키는 면이 있다. 커다란 조직 속에서 오랫동안 형성되어 왔을 권력구도가 강력한 힘으로 쉽게쉽게 재편되거나 하는 점이 그런 모습이다. 얼마전 읽은 당문대공자 2권 말미에서 절대고수 당사독 개인의 힘으로 단번에 황궁의 구도가 바뀌어버린 것은 좋은 예라고 하겠다.
사실 천우진처럼 강력한 힘과 적당한 명분만으로 구주천가를 그렇게 뒤흔들 수 있었다면, 막후에 숨어있는 강대한 존재들도 그렇게 못할 건 없다. 하지만 실제로는 무시무시한 마해의 실력자도 이십년(무려!! 이십년!!)이나 공을 들여서 천천히 구주천가를 장악하려고 -혹은 붕괴시키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래도 천하를 아우르는 거대한 조직이니만큼 온갖 이해관계가 얽혀있고 여러모로 난관이나 제약이 많지 않았을까.
4권 적련부주가 반무상의 복수를 위해 난리를 치는 부분을 보자. 뭐 힘이 있고 명분이 있다면 그렇게 할 수 있을른지는 모르겠지만, 명색이 천가인데 형부 비슷한 곳도 없을까. 각 조직에 독립적인 수사/체포/처벌권이 있다면 그건 무법천지나 마찬가지다. 당연히 겉으로라도 중립적인 조직이 있어서 진상을 조사하고, 용의자를 구속하고, 진상이 드러나면 처벌을 해야 할 건데... 전혀 그런 모습이 없다. 까놓고 이야기해서 적당히 음모 뒤집어 씌우고 다 죽여버리면 끝난다는 이야기다.
며칠전 읽었던 리트레이스처럼 모든 조직의 편제에 대해 세부적인 설정을 하고, 각 기관 서로간의 권력구도나 음지의 알력같은 부분까지 다 짜놓고 그에 입각해서 스토리를 진행하길 바라는 것은 아니다. 십전제가 그런 스타일의 글은 아니니까. 하지만 구주천가라는 거대한 조직이 칠백년간이나 존속할 수 있었다면 최소한의 체계는 잡혀 있을 거라는 이야기니까, 딱 그정도만 독자를 납득시킬 수 있을 정도의 세심함을 바라는 것이다. (지금같은 전개가 가능한 조직이라면 이삼십년 가기도 전에 공중분해되어 버릴 거라 본다)
4.
써놓고 보니 괜히 글만 주절주절 길어지고, 뭔가 비평삘이 나게 되어버렸지만... 이것은! 그냥!! 단순감상이다!!! 십전제 3권에서 언급된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고, 생산적이지 못하며, 비효율적이고, 난도질에만 집중하는 부류'가 되고싶은 생각은 없다.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의견이며 이 블로그에 오는 분들에게 주인장의 감상을 알려드리기 위한 잡설일 뿐, 남의 글에 감놔라 배놔라 할 생각 없으니 이점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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