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치자, 구름국화, 바늘꽃, 풍로초(아침고요)
아침고요수목원은 찾기가 그다지 어렵지는 않았다.
대신에 수목원 입구까지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았고
생각보다 먼 곳에 깊숙히 자리해 있었다.
집에서 1시간 32분 정도의 거리였다.
산을 깎아 만들어서 그런지 주차장 시설이
군데군데 나뉘어져 있어서 불편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한 명이요." 하고 분명히 말했건만
"한 분이에요?" 하고 묻는 매표소 여직원.
"예. 한 명이요." 하고 분명히 고개까지 끄덕이며 답했건만
"한 분이에요?" 하고 또다시 묻는 매표소 여직원.
아침 9시라 달랑 나 한 명밖에 없었건만
어디다 정신을 뒀길래 자꾸 물어보는지...
입장료가 6000원.
입구 좌측 식물판매장에서 여러 종류의 원예종들을 꺼내놨길래
아기별꽃이라는 것한테 접사 촬영을 시도했더니
"카메라 꽃에 닿게 하시면 안 돼요!" 하고 소리치는 여직원.
"안 닿았어요, 절대!"
소문이야 익히 들어서 알고 있지만
직원들에 대한 느낌이 이렇게 좋지 않은 수목원은 처음이었다.
겹꽃으로 피는 치자나무에 왜 치자라고 써붙였냐고,
'겹치자'나 '꽃치자'로 해야 맞지 않냐고 했더니
아무 소리 안 하고 갔다.
만들어진 겹꽃 종류가 대개 그러하둣
꽃치자도 결실하지 못한단다.
아침고요수목원은 관람코스의 설계에 있어서도
그다지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려웠다.
꼬불꼬불 삐뚤삐뚤 다녀야 했고
나머지는 넓다란 공간에 돌아서면 잊어먹는 이름의
여러 외래종들을 심어놔서 맘에 안 들었다.
사진 찍기 불편한 점이 상당히 많아서
줌으로 당겨 찍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고,
인공미 넘치는 조경과 딱딱한 아스팔트 길에서는
상당한 이질감이 느껴졌다.
나한테는 낯이 익은 '덴파레'는
덴드로븀과 팔레놉시스의 교배종이라 그런 이름이 붙었다.
꽃마리가 생각나도록 아주 앙증맞고 예쁘다.
상당히 여러 가지 색과 형태로 심어져 있었는데,
'아퀼레기아'라는 학명을 따서 이름 붙여져 있었다.
'구름국화'를 접할 수 있었다.
질릴 정도로 많은 병꽃나무 종류에 고개가 저어졌다.
홍릉수목원에서 우리 출판사 사장님 친구분께서 물어봤던
민들레 비슷한 게 이름이 뭔지 알아냈다.
그러고 보니 아침고요수목원의 형세가
알프스와 비슷하지 않나 싶었다.
'스위스민들레'라고 해놓기도 했지만
대개 알프스민들레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었다.
스위스에도 알프스가 있으니까 뭐.
'흰두메양귀비'는 사진에서 많이 보던 녀석이었다.
사진은 생략하겠다.
이곳에는 '황금국수나무'라는 나무가 상당히 많이 심어져 있었는데,
외관상으로 '중산국수나무'나 '황금중산국수'와 닮았지만
학명은 달랐다.
이 커다란 청화국하고는 많이 다르지 싶다.
큰꽃으아리의 원예종인 '클레마티스'는
큰꽃으아리의 학명에서 딴 이름으로 안다.
도떼기시장으로 변했다.
'아침고요'에서 '점심시끌'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야생화정원은 그다지 갖추고 있지 못한 모습이었다.
'흰금낭화'가 포즈를 취해줬다.
싱그러운 느낌이 들긴 했지만 이질감만큼은 어쩔 수 없었다.
야생화전시실이 그나마 위안거리가 되어주었는데,
그 중에서도 '풍로초'가 제일 친숙하지 싶었다.
이질풀의 원예종이 아닌가 싶다.
아님 말구!
맞거나 틀리거나 별로 관심이 없다는 뜻이다.
'산수국'이 멋없게 피어 한 자리를 차지했다.
한택식물원의 경우는 외래종 못지않게
우리나라 식물도 많아서 거부감이 덜한 데 비해
아침고요수목원은 '모닝캄가든'으로 개명해야 하지 싶을 정도로
화려한 외래종의 향연장 같은 느낌이었다.
얼른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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